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미세 거품(버블)을 이용해 양액을 살균한 후 재이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한 ‘미세 거품(버블) 이용 양액 살균 기술’은 50마이크로미터(㎛) 이하 미세 거품을 이용한 것이다. 음전하를 띤 미세 거품 표면에 양전하를 띤 미생물(곰팡이, 세균)이 붙어있다가 거품이 터지면서 발생하는 물리적 충격과 수산기(OH)라디칼에 의해 살균되는 원리를 이용했다.
미세 거품 이용 양액 살균 기술은 배액 저류조, 1차 여과, 미세 거품 발생 장치, 2차 여과, 살균된 배액 저장조, 양액 공급기로 구성되며, 배액의 이동, 살균이 자동으로 이뤄진다.
이렇게 살균된 배액은 물과 일정한 비율로 섞고 설정된 염류(EC)로 맞추기 위해 비료를 추가해 작물에 공급한다.
연구진이 작물보호과와 함께 배양 검정으로 살균 성능을 확인한 결과, 토마토 시들음병균은 4시간, 딸기 역병균은 3시간 만에 완전히 제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이 기술과 관련해 특허를 출원했으며, 현재 토마토 수경재배를 대상으로 현장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이달 7일에는 충남농업기술원 과채연구소에서 현장 연시회를 열었다.
한편, 우리나라 수경재배의 95%는 양액의 20~30%를 버리는 비순환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간 1헥타르당 질소 10톤, 인 1톤, 물 6천 톤이 버려지고 있다.
양액을 재이용하는 순환식 수경재배는 병원균 유입, 재이용할 때의 양분 불균형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그동안 비순환식을 선호했다. 그러나 최근 비료 가격 상승과 경영비 증가로 버려지는 양액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커짐에 따라 순환식 수경재배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순환식 수경재배 중 핵심 요소는 양액 내 병원균을 안정적으로 소독하는 살균시스템이다. 양액 살균 방식은 크게 자외선램프, 막, 열, 약품을 이용한 여과로 나눌 수 있는데, 순환식 수경재배 농가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식은 자외선램프와 막 여과 방식이다. 이 제품들을 대부분 네덜란드나 이스라엘 등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에너지환경공학과 유인호 과장은 “이번에 개발된 기술이 외국산 제품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이 기술이 농가 경영비 부담을 덜고 버려지는 비료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